류이치사카모토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영화 남한산성과 일본인 류이치 사카모토
인조 역할의 박해일이 청에 항복하기위해, 처절하리만큼 굴욕적인 세번의 절을 시작하는 순간
웅장하면서 조용한, 그리고 집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4분42초의 음악이 흐른다.
외국인, 그것도 일본인이 창작한 음악이 조선의 처절함을 그리고 왕의 좌절을 가장 드라마틱 한 멜로디로, 장면에서 눈을 뗄수 없을정도의 절제된 멜로디.
https://www.youtube.com/watch?v=yHzL06gFhWI
어떤 철학을 가지고 살았기에, 어떤 음악적 고민을 했기에 이렇게 놀라운 음악을 만들어 낼수 있는지 그저 놀라울 뿐이다.
멜로디 하나와 영화 남한산성의 장면 하나, 영화가 주는 메세지와 이야기를 잠시 뒤로 미루더라도, 하얀색 눈이 덮인 강위에 흐르는 류이치사카모토의 ost 는 그저 놀랍기만 하다.
남한산성제작팀에서 류이치사카모토의 개인홈페이지 음악 작업을 해줄수 없겠느냐고 했던 질문처럼, 나도 그 홈페이지에 질문을 질문을 남겨 보고 싶다.
살아계셨다면....
"당신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그저 AQUA를 너무좋아하는 팬으로, 남한산성의 ost를 듣고 묻고 싶고, 궁금한 이야기들이
너무 많다고..... "
마지막황제, 레버넌트 같은 명작의 영화음악을 제작했던 사카모토류이치가 한국영화, 그것도 조선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의 ost를 일본인 음악가가 오선지위에 음표 하나를 올려 놓으면서 어떤 생각을 했었는지.....
너무 궁금하다.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자서전을 읽게된 이유
남한산성의 ost를 듣다가, AQUA 를 들게 되면, 또 AQUA를 듣다가, merry christmas mr lawrence 를 듣게 되면
어떻게 이 음악들이 한사람에 의해 만들어 졌을까? 도저히 한사람의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미술가들은 소재, 표현 방식, 작품의 경향이 누가봐도 이사람이 만들었을 법한 흐름이라는것이 있는데
류이치사카모토의 음악들은, 그 음악이 어디에 놓여지는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음악을 만들었던것 같다.
음악적 영감을 받은 순간들, 창작의 고민을 어떻게 어떤 과정의 경험으로 견뎌 냈을까 하는 궁금함, 장르와 컨셉이 다른 상황을 접할때 마다 어떤 구상을 하면서 살았을까 하는 그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나마 들여다 보고 싶었다.
물론 한 인물의 일대기를 그린 자서전이 온전히 100% 본인의 손과 생각으로 글써내려 갔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다 하더라도, 만들어진 음악적 결과물 마다의 코멘트는 본인이 직접 메모를 전달했겠지...그정도도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책읽기를 시작했다.
한권의 책으로는 부족했으리라
류이치사카모토는 자서전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생각은 무엇이었을까?
한권에 책안에 그 메세지를 다 전달할 수는 있었을까?
아니면, 그저 한편의 일기 였을까?
책을 다 읽고 난후, 오히려 더 생각과 궁금함이 많아지기만 했다.
또 책에는 담지 못했거나 알리지 않았던 음악 외적인 다른 그의 활동들.....
두번의 암을 겪어내는중 안락사를 알아보면서도
얼마남지 않은 그의 인생에 더이상 창작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전달 하고 싶었을까?
마지막으로 전하는 이야기라는 책 커버의 타이틀이
무척이나 쓸쓸하다.